그의 등번호다.
2타수 무안타 1삼진. 오늘 그가 기록한 성적이다.
1만 500석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틈틈히 서서 그를 지켜보는 관중들, 경기장으로 들어오지 못해 입구에서
발을 동동구르는 팬들.
은퇴사를 낭독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고 울먹인다.
카퍼레이드를 하는동안 그는 그에게서 으레 볼 수 있던 촌스런 하지만 넉넉하고 부드러운 웃음을 짓는다.
그가 타석에 들어선 것만으로 팬들은 환호하고 홈런!홈런! 을 외친다.
그의 잊혀지지 않을 기록에 타석 2타석, 삼진 1개, 출장경기 1경기 가 추가되었다.
4시35분 버스를 타고 서울을 출발해 6시40분에 대전에 도착했다.
서둘러 택시를 탔지만 도로는 뚫릴 줄을 몰랐다.
그렇게 30여분을 허비하고 도착한 대전구장.
주차장엔 차들이 빈틈없이 꽉 주차되어있다.
경기장 입구엔 사람들로 가득차 있고 그 앞을 진행요원이 통제하고 있다.
들여보내지 않는단다.
하지만 들어갔다. 그의 얼굴이라도 보고싶었기에.
구장을 가득메운 관중들, 5~6바퀴 이상 반복되는 파도 응원.
내 기억에 대전구장에 그렇게 많은 관중이 몰렸던 건 처음같다.
구장을 가득메운 관중들의 모습에 흥분했고
전광판에 선명히 찍혀있는 7. DH 장종훈 이라는 글자에 울컥했다.
첫 타석은 보지 못했고, 두 번째 타석 무사2,3루에서 3루 땅볼로 물러나는 모습을 봤다.
여기 저기서 아쉬운 탄성, 하지만 탄성은 곧 환호로 바뀌었고 장종훈을 연호하는
함성소리만이 가득할 뿐이다.
그렇게 그의 마지막 경기는 끝이 났다.
이제 그를 더 이상 선수의 모습으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왠지 그에게 코치 장종훈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타자 장종훈, 1루수 장종훈이 아직은 더 어울린다.
은퇴선언 후 부쩍 살이 찐 그의 얼굴, 듬성듬성 보이는 흰머리를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아쉬움과 홀가분함을 느끼며 경기장을 떠났다.
사인볼도, 기념구도, 기념타올 하나도 얻지 못했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야구 경기로 남을 것이다.